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x8JXo




어느 날처럼 평화롭게 일베를 즐기면서


일베로 버튼을 누르고, 댓글에 '미친새낔ㅋㅋㅋㅋ' 을 타이핑하던 중,


문득 낯설은 창이 하나 뜨더라.



스크린샷 2013-05-20 오전 9.20.47.png



그림문자 댓글.


딱 1개 작성했는데 차단당했더라.


건게에 앙망문도 올려볼까 했지만.


'내가 잘못한거니 받아들이자, 오랜 생각이다' 하면서 키보드에서 손을 거두고


담담하게 받아들인 채, 인터넷 창을 껐다.




'눈팅이나 하지 뭐'


그렇게,


일주일간의 일베 차단기는 시작되었다.




1일차 : 함께하지 못함에 슬퍼하다.


일베로, 민주화 버튼을 누르지 못하는 것은 물론, 댓글 작성도 못하게 되니.


뭐라 비유해야 할 지...


월드컵 시즌에 거리응원 나왔는데 목소리가 안나오는 기분이라고 해야 할까.


머리를 비롯, 몸뚱이는 있지만 손발이 잘린 것 같더라.


images.jpeg


차단당한 것을 망각하고 버튼을 누르면 그제서야


'아 맞다 나 차단당했지..'




눈팅종자의 서러움을 알 수 있는 첫째 날이었다.




2일차 : 김치년을 김치년이라 부르지 못하고, 라도를 까지 못하니..




일베로, 민주화 버튼을 누르지 못하는 것은 그러려니 한다.


나 말고도 버튼 누를 수 있는 게이는 많으니까.




그러나.




댓글을 달지 못한다는 점에서 2일차는 좀 더 괴로웠다.


특히나, 개념없는 중고딩, 무개념 김치녀 등등..


단순 ㅋㅋㅋㅋ하나도 작성하지 못하는 씁쓸함.



%EB%8B%B4%EB%B0%B0.jpg



아마 이 때부터 나는 '일베하는 시간을 조금 줄여볼까' 하는 마음을 가졌던 것 같다.




3일차 : 황금연휴, 그리고 앙망문.




사실 평일에는 일베 안되어도 뭐 일을 하니까 업무에 집중하고, 평소보다 더 꼼꼼히 일을 했던 것 같다.


쉬는 시간에도 인터넷 창을 붙잡기보다, 옆 동료랑 음료수도 한 잔 하면서 수다도 떨고.


하지만, 황금연휴.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 지 모르겠더라.




퇴근 후 집에 돌아오는 길에 친구와 맥주 한 잔 하고,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정신을 차리고보니.


머중이의 앙망문을 베껴가며 건게에 차단해제해달라는 글을 올리고 있더라.




글 등록하기만 누르면 올라가는 상황.




한참을 망설이다.


'참자'


그 날 밤은 참 길었던 기분이 든다.




4일차 : 바깥 공기를 쐬다. 하지만...





집에만 박혀있으면 왠지 더 답답하고 괴로울 것 같아 과감히 밖으로 나갔다.


친구들을 불러내 영화도 보고, 커피도 한 잔 하면서 이야기도 나누고.


그렇게 밖에서 봄 햇살 쬐면서 이야기 나누니 왠지 조금 마음이 안정이 되더라.


Um6hRPZxVV3SSY2DZF7BuZr.jpg


하지만, 집으로 돌아올 무렵, 밀려오는 금단현상.


글 하나 올렸을때의 반응들.


원색적인 댓글.




그리고, 땅크절..




일찍 잠자리에 들까 고민하다가 결국 컴퓨터를 켜고 말았다.


예상한것처럼 수두룩히 올라오는 드립과 합성들을.


나는 어느 새 머릿속으로 수많은 짤들을 합성하고, 드립을 날리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구경꾼이었을 뿐. 함께하지 못했다.



8.jpg



(순간, 노짱의 눈물이 이런 느낌이었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5일차 : 땅크절, 폭동절.



%EC%A0%84%EB%91%90%ED%99%981.jpg



아예 이 날은 눈 딱 감고 밖으로 나갔다.


머리도 자르고, 친구녀석과 한강에 앉아 낚시도 해 보고,


자전거 타고 여의도도 가 보고.




그런데 날씨도 안도와주더라.


초저녁쯤 되니 쏟아지는 비.



20.jpg



어쩌면, 하늘이 내 마음을 알아준 게 아닐까 생각한다.




6일차 : 한발짝 물러섬에 어색함이 없다.




일베에 올라온 폭동절 자료를 일요일이 되어서야 찬찬히 훓어봤다.

수위를 넘나드는 짤들과 드립.

이와중 좌빨들은 고소하네 마네 하는 모습을 보고 그냥 픽 웃음이 나왔다.



6일차정도 되니,

내가 달고 싶은 댓글을 달아주는 일게이가 보이더라.



한 가지 더,

평소 일베에 접속해있는 시간이 차단 전에 비해 5분의 1로 현저하게 줄었다.



늘어난 독서량, 운동시간.

인스턴트보다 요리해먹는 즐거움을 알기 시작.



모니터링에게 감사해야 하나 싶었다.



7일차 : 여유가 생기다.





일베를 하다보면 떡밥이 식을까 싶어 타이밍에 자료를 맞춰 올리고,


'지금 아니면 언제 해' 하는 마음에 다소 조급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일베를 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그 마음은 평소에도 드러나기 마련.




하지만, 차츰 일베하는 시간이 줄어들며


찾아든 마음 속 평화.



d4d22989a91d5945955abeb2db18eeb2.jpg



업무를 하는데도 여유가 생기고,


대중교통 타면서도 사람 몰리고 그럴때는 한 발짝 떨어져 다음 차를 기다리고,


길을 걸을 때도 주변의 꽃이나 풍경을 보면서 느긋하게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 차단해제.




드디어 기다리던 차단해제일인데.


왠지 무덤덤하다.




군대 전역일에 한참 못미치지만, 그래도 비슷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아쉬우면서도 뭔가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은...




누군가 그러더라


'일베를 아예 모를 순 있어도 안 할 순 없다' 고.




어쩌면 나는, 일주일간의 차단기간동안 꿈을 꾼 것인지도 모르겠다.


평범한 사람으로 사는 그런 꿈.


5_1.jpg



그리고 나는, 차단이 해제되자마자


이런 글을 싸지르고 있다.





1줄요약.


모링 씹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