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으로 반환되기 전의 영국령 홍콩은 경제적으로 부유하고 사회적으로도 안정될 뿐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발전된 곳이였다. 당시에는 일본과 함께 아시아의 서브컬처를 선도하는 국가였고

일본 매체에 등장하는 중화권 캐릭터는 중국 본토가 아니라 홍콩 출신인 경우가 대부분이였다.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여성 격투 캐릭터 춘리 또한 홍콩인이다.



그리고 홍콩의 리즈시절을 상징하는 것은 단연 홍콩 영화다.

90년 대 초반까지만 해도 비디오 대여점에는 홍콩 무협지, 느와르 영화가

잔뜩 꽂혀있었고 홍콩에서 제작된 영화들은 국내에서도 인기였다.

그 중에서 일반인들도 앵간하면 알 법한 작품과 배우를 거론하자면



주윤발

영웅본색으로 큰 인기를 얻었던 윤발이 형.

위조지폐로 담뱃불을 붙이는 씬은 영화를 안 본 이들에게도 유명하고

심지어 주윤발이 영화의 주인공인 줄 아는 사람도 많다.



늘 트렌치코트와 선글라스, 담배로 멋을 부리고 있고



주무장은 쌍권총



총알이 다 떨어졌을 때도 굳이 탄창을 갈아끼우지 않고 그 총을 내다버리고

미리 화분에 숨겨둔 권총을 꺼내드는 장면이 간지였다는 말씀.



담배가 없을 때는 성냥개비나 이쑤시개를 대신 물기도 한다.

항상 입에 뭘 물고 있어야 직성이 풀리는 성미인 모양.



평소에는 능글맞은 성격이고 여자만 보면 껄떡대는 한량이지만



진지할 때는 한없이 진지하다. (총에 맞아 죽는 놈은 무명 시절의 주성치)

여러모로 남자의 로망을 충족시키고 있는 인물로 무협지에 나올 법한 협객이

현대적으로 리메이크되어 창칼 대신 총을 든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영화에서도 배신을 두고 '강호의 도의가 땅에 떨어졌다' 고

한탄하는 대사가 나오는데 무협지에 흔히 나오는 대사다.



영웅본색과 주윤발은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고

당시 최불암 시리즈같은 유머 시리즈에서도

영웅본색이 유머의 소재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사랑해요 밀키스!"

그 인기를 배경으로 한국에서 밀키스 광고를 찍기도 했다.




가장 인기있던 홍콩 여배우는 왕조현이 아닐까?

물론 왕조현은 대만 사람이지만 홍콩에서 활동했기에 대중들에게는

홍콩 배우로 알려져있다. 그리고 왕조현의 대표작은 누가 뭐라고 해도



천녀유혼

기본적으로 동양 괴기물이지만, 신비로운 영상미와 음악,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잘 어우러진 명작이다.

원한을 맺고 죽은 신과 현세에서 고통받는 인간의 애절한 삶을 조명하면서, 사람의 진실한 사랑과 양심을 통해

산 자와 죽은 자가 모두 구원을 받는 해원의 아름다움을 주제로 삼고 있다.

문헌 등을 통해 전해지는 전통적인 동양의 신의 세계를 매우 잘 표현했고

현세와 내세가 서로 이어져있다는 세계 각지에서 보여지는 보편적인 믿음을 예술적으로 잘 그려냈다.




천녀유혼의 흥행 탓에 왕조현이 아닌 다른 배우의 천녀유혼이나, 심지어 왕조현 출연의 다른 영화에 나온 귀신은

섭소천의 짝퉁이라고 여겨지고는 했다. 그만큼 왕조현의 '섭소천' 이미지가 강했기에 천녀유혼은 왕조현이 없으면

빛을 발하지 못하는 영화가 되어 버린 것이다. 그리고 왕조현 하면 아름다운 처녀귀신 이미지로

각인이 되어버려서 왕조현 주연의 다른 영화들은 흥행이 부진해지는 부작용이 생길 정도였다.



그리고 천녀유혼에서 처녀귀신으로 등장하는 왕조현 덕분에

남자들이 더 이상 처녀귀신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댄다.



천녀유혼의 명장면

실제로 쌍팔년도 남학생들 사이에서 왕조현은 소피 마르소, 피비 케이츠, 브룩 쉴즈와

함께 여배우 4천왕이였다. 남학생의 책받침에 단골 모델로 들어가있었다는 것.



"반했어요 크리미!"

왕조현의 인기가 한창 상종가를 치고 있을 무렵

주윤발이 밀키스 광고를 찍은 것처럼 왕조현은 국내에서 크리미 광고를 찍었다.

당시에는 인기있는 홍콩 스타들이 한국에서 광고를 찍는 게 흔한 일이였다.



한국에 와서 일밤같은 예능 프로에 출연한 적도 있었다.

이 때 이경규나 이경실같은 예능인들을 만나고 갔다.



영웅본색과 천녀유혼은 홍콩 영화의 리즈시절을 상징하는 대표작이고

그 작품에서 가장 유명한 주윤발과 왕조현은 당대의 문화 아이콘이였다.

그리고 이 때가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홍콩이 가장 잘 나가던 시기였다.

홍콩이라는 말만 들어도 낭만적인 감상에 젖는 것도 이 때의 영향력이고

이 시기의 홍콩은 영국령에 속해있었다.




그러나 중국으로 반환되고 나서부터는 나날이 사회가 오염되고 있다.

중국 공산당 지도 하의 홍콩은 본토의 짱개들이 밀려들어오면서

부동산과 물가가 폭등하고 부패가 만연해졌다. 중국 공산당은

홍콩의 민주적 가치를 훼손하여 홍콩에서는 언론의 자유가 억압되고

정치적 자유를 주장하면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기 십상이다. 

홍콩의 리즈 시절은 기억하는 홍콩인들이 영국 식민지 시절을 

그리워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한줄평

아, 옛날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