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들은 호랑이를 좋아하는 경우가 많지만

서구권에서는 사자를 숭상하는 경향이 있으며

호랑이는 비열한 짐승으로 그려지는 경우도 있다.

지금부터 사자, 그 중에서도 숫사자의 일상을 살펴보자.



자빠져자고 있는 숫사자.

실제로 숫사자는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휴식에 할애한다.

사자 프라이드를 이끄는 숫사자는 암사자들에게 사냥을 떠맡기고

본인은 나무그늘 아래에서 잠이나 자는 게 일이다.



어찌보면 합리적이기도 하다. 사자가 서식하는 지역은 대개 열대지방인데

사자의 풍성한 갈기는 전투에도 유용하고 간지도 나지만 몸을 움직일수록

체온을 급격하게 밀어올리는 작용도 한다. 사바나의 열대지역에서 격렬하게

움직였다가는 체온이 너무 올라 죽을 수도 있다. 숫사자가 암컷들에 비해서

몸을 많이 움직이지 않고 그늘에서 잠이나 자는 건 생존을 위한 처사인 것.



그리고 새끼들을 지켜야 한다.

전부 다 사냥터로 나가버리면 새끼들이 무방비 상태에 놓여지는데

하이에나나 표범같은 포식자들이 새끼 사자를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숫사자는 암사자들이 사냥가있는 동안 새끼들을 돌보는 것. 

그렇지만 숫사자라고 해도 늘 자빠져서 잠이나 자는 것은 아니다.



암사자는 노련한 사냥꾼이지만 숫사자에 비해 힘이나 기백이 딸리기 때문에

이따금씩 하이에나 무리의 협공에 수세로 몰리는 경우가 있다.

세간의 인식과는 달리 하이에나도 강력한 맹수로 표범과 필적할 만 하다.

그런 하이에나가 떼를 지어서 달려드니 암사자로서는 중과부적이다.



그럴 때 사자 프라이드의 결전병기로 등장하는 것이 숫사자.

기세등등하던 하이에나들도 숫사자가 뜨면 모든 걸 포기하고 튄다.

숫사자는 하이에나 무리의 우두머리를 추적해 물어죽임으로서

나의 권위에 도전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인간의 눈으로 보기에는 게을러터져서 맨날 잠이나 자는 것 같지만

이럴 때만큼은 밥값을 한다. 괜히 백수(
百獸)의 왕이 아니다.



사자의 세계는 일부다처제로 한 마리의 숫사자가 10마리 안밖의 암컷을 거느린다.

그러나 이렇게 프라이드를 만들고 암컷을 거느릴 수 있는 숫사자는 전체의 5%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젊고 패기있는 숫사자가 끊임없이 도전해오기 때문에 아무리 용맹한 숫사자라도

프라이드를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은 기껏 5년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렇게 일전을 치른 끝에



새롭게 왕좌에 오른 숫사자는 전임 숫사자의 새끼들을 모두 물어죽인다.

새끼를 잃은 암사자들은 곧 발정을 하므로 자신의 씨를 뿌리기 위해서다.

그래서 프라이드의 숫사자가 바뀌었을 때 혼자서 먹고 살 수 있을 정도로

큰 새끼들은 목숨을 건지기 위해서 도망친다. 도망치지 않으면 죽음 뿐이니까.



반면 왕좌에서 쫒겨난 숫사자는 아주 비참해진다.

혼자서 사냥할 수도 없고 하이에나 무리의 집단 린치를 받을 수도 있으며

초식 동물에게 밟혀 죽거나 다른 사자 프라이드에게 공격받을 수도 있다.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려면 다른 프라이드에 도전해야 하는데

역시 결과는 장담할 수 없는 일이고, 야생의 숫사자는 15년 만 살아도 장수한 셈.




참 고달픈 삶을 사는 숫사자들이다.

안 그래도 고단한 숫사자의 삶에 인간들까지 개입하니 더 그렇다.

위의 사진에서 볼 수 있는 놈들은 바바리사자와 케이프사자인데

현재는 멸종되었다고 한다. 왜냐? 갈기가 뽀대난다는 이유로

인간이 하도 사냥과 포획을 일삼은 탓에 멸종되었다는 것.

즉, 멋있다는 이유로 씨가 말라버린 것이다.




여담으로 스텔러바다소는 고기가 맛있다는 이유로 멸종당했다. 마블링이 잘된 소고기같더라고.

짐승들은 인간의 기준에서는 멋대가리도 없고 맛대가리도 없는 게 생존에 유리한 것 같다.

따지고 보면 인간들 때문에 멸종당한 동물이 한 둘이 아니지. 




그런데 말이다. 야생에서 멸종된 줄 알았던 케이프 사자였지만

러시아의 노보시비르스크 동물원에서 후손들이 사육 중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야생에서 포획된 케이프사자들이 여러나라에 수입되어 보내졌는데

그 중 러시아에 보내진 케이프사자들이 살아남아 일부 개체가 사육되고 있다는 거다.

그런데 최근의 DNA 연구결과에 따르면 케이프 사자만의 특이점이 없다고 한다.

독립된 아종이 아니라 트란스발 사자 중에서 가장 남쪽에 서식하던 개체라는 것.

해당 연구결과대로라면 케이프 사자는 애저녁에 멸종한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라이온킹의 모델이기도 한 바바리 사자

멸종되었다던 바바리 사자 또한 복원될 수 있다는 소식이 있어서 고무적이다.

모로코에 바바리사자의 혈통이 남아있다는 것. 모로코의 술탄들은 사하라 사막의 유목민이던

베르베르족에게 세금 대신 바바리사자를 산 채로 잡아오도록 지시했고

그들이 바친 바바리사자를 길렀다고 한다. 즉, 모로코의 라바트 동물원에 있는

사자들은 바바리사자의 후예이기에 바바리사자를 복원할 수도 있다는 것.




라이언킹의 실사버전을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먼 훗날에라도 인간에 의해 멸종된 동물들을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