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10월 중순, 서대문형무소로 중앙정보부 의전과장 박선호가 김지하시인을 찾아왔다.   


별다른 이야기는 없었다.


목숨을 건 거사를 앞두고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 찾아왔던 것이리라.


단 두 개의 메시지를, 오랜 시간 동안 이리 저리 말을 돌리면서 전했다.

차지철(김재규에 의해 총을 맞고 숨진 당시 최고 실세)이 만든 [1천명 처형명단]의 1호가  김지하 시인이라는 것.  


김지하 시인이 배짱 좋게 물었다.


“김대중씨가 1호가 되야 하지 않습니까?” 


박선호는 껄껄 웃으며 답했다.


“김대중의 입은 돈으로 틀어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김지하 시인)은 타고난 반골(反骨)이오.


돈 가지고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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